2014년 9월 18일 목요일

1강. 서신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6)

2) 대속과 새 언약의 제사로서 예수의 죽음의 결과

그러므로 잔의 말씀에서 예수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죽음을 두 범주들로 해석하고 있는 것입니다: ‘속죄제사’와 ‘언약제사’. 예수는 자신이 이사야 42-53장의 “주의 종”으로서 자신의 목숨을 ‘속죄제사’로 바쳐 죄인들의 죄를 속죄하여 그들을 의롭게 하겠고, 또 ‘언약제사’로 바쳐 그들을 하나님의 새 백성으로 창조하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는 자신의 죽음으로 사탄의 사주(통치)를 받아 하나님께 대항하고 자기주장하며 살아온 죄인들의 죄를 속죄하고 그들을 창조주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로 회복시키는 사건, 그들을 하나님의 아비/왕/목자/신랑 노릇 해 주심을 덕 입는 하나님의 새 자녀들/백성/양떼/신부가 되게 하는 사건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사탄의 죄와 죽음의 통치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의와 생명의 통치에 들어가게 하는 사건으로 해석한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음 선포와 그의 죽음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들은 ‘약속과 성취의 관계’에 있습니다. 예수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여 죄인들에게 “죄와 죽음으로 통치하는 사탄의 나라에서 나와서 의와 생명으로 통치하는 하나님 나라의 통치 아래 들어오라”고 부르고(막 2:17, 눅 15:1-34 등), “그러면 너희가 하나님 백성이 되어 그의 부요함을 상속받게 해주겠고 그의 충만한 잔치에 참여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한 것입니다.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음 선포는 죄인들에게 “새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서 하나님의 충만함에 참여하게 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예수의 죽음은 대속과 새 언약의 제사로서 죄인들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만든 사건입니다.

그러므로 예수의 죽음은 그가 하나님 나라의 복음 선포로 약속한 바를 성취한 사건입니다. 이렇게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음 선포와 그의 죽음은 약속과 성취의 관계에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의 죽음은 출애굽 때 모형으로 보여 준 첫 유월절 구원의 종말론적 완성으로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새 자녀들/백성/양떼/신부가 되어 하나님의 아비/왕/목자/신랑 노릇 해주심을 덕 입는 삶, 즉 우리의 피조물적 결핍/죽음을 벗어나 하나님의 충만(상속/잔치)을 덕 입어 신적 생명(‘영생’)을 얻게 하는 사건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요한복음판 최후의 만찬 말씀에서는 이렇게 요약하는 것입니다: “인자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고서는 영생을 얻을 수 없다”(요 6:53).


4. 하나님에 의한 예수의 부활

그런데 하나님께서 예수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으키셨습니다. 이 일으키심, 즉 부활은 하나님의 행위입니다. 생명이 없는 상태에서 생명을 일으키는 사건이므로 이것은 창조주의 행위, 초월의 하나님의 행위입니다.

그래서 신약성경에서는 부활을 자주 신적 수동형으로 표현합니다. 대표적으로 바울 이전의 신앙고백을 바울이 인용하는 로마서 4:25에 “그리스도는 우리의 범죄함 때문에 죽음에 넘겨졌고, 우리를 의인되도록 하게 하기 위해서 일으켜졌다”고 합니다.

“일으켜졌다”는 말이 우리말 개역성경에는 잘못 번역되어서 “살아나셨느니라”고 되어 있습니다. 수동형이 한국말에서는 익숙한 표현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능동형으로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그러나 원어로는 “일으켜졌다”입니다. 이 말은 “하나님이 일으키셨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유대인의 어법으로서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부정한 인간의 입술로 담기를 꺼려해서 수동형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범죄함을 인해 넘겨졌다”는 말은 “하나님이 그를 우리를 위해 내어/넘겨주었다”는 말입니다.

공관복음에서 보면 예수께서 자신의 다가오는 죽음을 “그 ‘사람의 아들’이 넘겨진다”는 형식으로 예고하였는데(예, 막 9:31, 10:33, 14:21, 고전 11:23), 그의 죽음과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은 과연 하나님께서 예수가 예고한 대로 그를 우리의 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속의 제사로 죽음에 넘겨주셨고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으키셨구나라고 깨닫게 되어 로마서 4:25 같은 신앙고백/복음 선포 양식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죽음에 넘겨졌고, 우리를 의인되도록 하기 위해서 일으켜졌습니다. 즉 하나님이 일으키셨습니다. 그러므로 부활은 하나님이 하신 것입니다.

여러분이 요한, 야고보, 안드레, 베드로 등 예수의 제자의 입장에 서보기 바랍니다. 그들이 예수의 이 모든 과정을 거쳐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하나님 나라 복음을 선포하면서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의 권위와 능력을 대행하면서 우리에게 구원을 약속하신 그분의 죽음을 그 당시에는 알아듣는 둥 마는 둥 합니다.

왜 그 당시에는 이 사람들이 알아듣기를 거부합니까? 자기들의 메시아 기대와 너무 동떨어지니까 귀담아 듣질 않고 알아듣지도 못한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 예수를 부활시키신 것을 보고서는 하나님께서 예수를 옳다고 인정하셨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최후의 만찬 석상에서 다가오는 자기 죽음이 죄인들을 위한 대속과 새 언약의 제사라고 하며 우리를 하나님 백성으로 만들어서 하나님 나라 구원을 덕 입게 하는 사건이라고 가르친 예수가 옳다고 하나님이 선언하신 것으로 깨닫게 된 것입니다.


5. 사도적 고백/선포(1)

여기까지 도달한 제자들이 부활의 관점에서, 다시 말해 ‘하나님이 예수를 옳다고 선언하심’의 관점에서 되돌아봅니다. 그렇다면 ‘그의 죽음이 과연 자기 죄에 대한 죄 값으로서의 죽음이 아니고 그가 최후의 만찬에서 드라마틱하게 표현했던 이사야 53장에 예언된 대로 우리 죄를 위한 대속의 제사였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의 죽음이 과연 예레미야 31장에 예언된 새 언약을 세우는 제사였구나. 그의 죽음이 출애굽기 24:8에 시내산 언약에 상응하는 종말의 새언약의 제사였구나. 이사야 42:8, 49:6에도 주의 종이 백성에게 언약으로 바쳐진다고 했는데, 예수가 주의 종으로서 십자가에 죽으심은 대속의 제사로만 바쳐진 것이 아니라 백성을 위한 언약을 세우는 제사로도 바쳐진 것이었구나.’ (계 속)



김세윤 교수 | kcj@kcjlogo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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