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9일 화요일

‘5·18민주화운동 제40주년 기념 서울행사’ 기독교 예배 기도문

‘5·18민주화운동 제40주년 기념 서울행사’

기독교 예배 기도문

2020년 5월 18일, 윤환철

산 자의 하나님, 오늘 우리는 40년 전, 1980년 5월, 광주와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반인륜 범죄의 희생자들을 기억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아름다운 형상, 자유와 정의를 지키고 목숨을, 젊은 세월을 빼앗겼습니다.

그들의 희생이 우리 공동체에 부끄러움을 가르쳤고, 입을 열어서 자유와 정의를 표현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광주를 알지 못하는 이들도 가족과 건강과 행복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40년이 지나도록 회개하지 않은 학살자와 그들의 패거리들과 같은 하늘아래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아직도 우리 공동체의 수치이면서, 탈취한 권력으로도 세상을 짜 맞출 수 있다고 믿는 독사의 자식들을 배출합니다. 2019년에도 망언과 망동을 일삼은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이완영이 아직도 이 나라의 국회의원입니다.

주님, 우리가 하나님의 의에 대하여 무능한 것을 통회합니다. 무고한 죽음을 밝히는 데도, 가해자를 다뤄 정의를 세우는 데도 무능하니, 같은 일을 또 당합니다. 불의한 자들이 권력 집단이 되어 거꾸로 ‘정의’를 들먹일 때, 우리의 무능을 주님이 조롱하시는 것 같습니다.

주님 편에 서지 않은 것이 바로 무능이었습니다. 도둑과 강도가 부귀를 나눠주리라는 망상이 우리 무리들 가운데 있었습니다. 범죄자를 편들고 살인자를 긍휼히 여김으로 하나님께 반역한 죄악을 고백합니다.

광주민중항쟁의 희생자와 그 가족들의 상처를 헤집는 망발은 우리 교회와 목회자들의 입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었던 무리들이 기막히게도 주님의 구원을 바라고 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두려움 속에서 구합니다. 주님께서는 이 큰 죄악들을 당대에 심판하셔서 불의한 혀를 멈추게 하시고, 무고한 피를 신원하여 주소서.

양심에 화인을 맞은 학살자들의 질긴 목숨이 이어지는 동안 “회개하라!”는 하나님의 엄위한 음성을 하루 종일 듣게 하소서. “혹시라도 그들이 죽기 전에 진실을 말하지 않을까” 애끓는 어미들의 심정을 불쌍히 여기소서.

주님, 우리와 우리 자식들이, 맡겨주신 시공간에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살아, 교회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불의한 희생을 못견디는 성정을 표현하게 하소서. 의로운 희생을 기리지 않고 조롱을 방치하는 것이 곧 불의의 대유행을 부르며, 피의 역사를 반복하는 것을 깨닫게 하소서. 우리가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는 그들의 어미와 누이와 형제들을 주님이 위로하여 주소서.

무리의 멸시와 외면 속에 돌아가신 주님,
길과 진리와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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